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강성 노선의 정병모 후보가 온건·실리 노선의 김진필 현 위원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노조는 전체 조합원 1만 8,048명(투표자 1만 6,864명·93.4%)을 상대로 한 위원장 선거에서 정 후보가 8,882표(52.7%)를 얻어 신임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18일 밝혔다.
민주노조를 표방한 강성 집행부가 선출된 것은 2001년 이후 12년 만이다. 그동안 실리 노선의 집행부가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 데 대한 불만 등이 표심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성 성향의 군소 조직이 연대한 '노사협력주의 심판 연대회의' 출신인 정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힘 있는 노조가 되겠다"고 공언해왔다.
정 당선자는 당선 소감으로 "노동조합의 원래 모습을 찾겠다"며 "기본을 바로 세우고, 조합원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자주적인 노동조합을 만드는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정 당선자는 기본급 중심의 임금인상, 호봉승급분 2만 300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 임금 삭감 없는 정년 60세, 사원아파트 건립, 대학 안 가는 자녀들에게 사회적응기금 제공 등을 공약했다.
강성 노조의 출범에 따라 19년 무파업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의 앞으로 임단협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