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 '선박왕' 그리스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에 신조선 발주 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테네 소재 XRTC Business Consultant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그리스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에 발주한 신조선 물량(:발주잔량)은 모두 188척에 달했다.
한국 조선소들이 그리스 선주들로부터 수주한 신조선은 217척으로 여전히 중국보다 많지만 수년 전 상황에 비하면 그 격차가 대폭 줄었다.
이는 중국이 기존의 가격경쟁력 이외에도 빠른 속도로 기술격차를 줄이고 있으며, 특히 최근 중국 국책은행들이 유리한 선박금융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 은행들의 선박금융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 국영은행들이 저금리 조건으로 그리스 선주들에 선박금융을 적극 제공하고 있는 상황으로, 그리스 선주협회의 Theodore E. Veniamis 회장에 따르면 현재 많은 그리스 선주들이 선박금융의 70%를 중국은행으로부터 먼저 받고 나머지를 유럽이나 미국 은행권으로부터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larkson 9월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는 올해 최근까지 총 134척의 신규 선박을 발주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주량을 기록했으며 뒤이어 중국이 131척, 노르웨이 86척, 독일 69척, 한국 61척 등을 기록했다.
지난 1일 Wall Street Journal은 올해 들어 세계 해운시장을 주도하는 그리스 대형 선주들이 활발한 발주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 조선업계의 맹추격이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저금리 선박금융과 경쟁력 있는 선가, 품질 개선 등으로 그리스 선주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불과 5년 전만 해도 그리스 선주들이 중국에 발주한 선박은 한국 발주물량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나 지금은 거의 90% 수준까지 추격했다.
Navios Maritime Holdings의 Angeliki Frangou 회장은 "그리스 선주들이 보유 선대규모를 늘리려고 하는 시기에 중국 조선소들이 경쟁력 있는 거래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자금력이 있는 선주들은 이왕이면 조선경기가 나빠 선박 가격이 바닥일 때 발주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그리스 선주들뿐만 아니라 다른 각국의 글로벌 선주들도 중국 시장을 찾는 경우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