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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십은 정말 지구를 구하는가? - 옥질표 박사 칼럼 (1)
등록날짜 [ 2013년10월02일 11시27분 ]


사진=옥질표 박사*

세상에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일이 있다. 1999년이 저물어 가기 전에 현실에서 상당한 광풍이 몰아친 Y2K오류 (또는 밀레니엄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들이 세계의 경제를 현실적으로 강타한 적이 있다. 이 문제의 배경에는 당시까지 사용되고 있던 컴퓨터의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중의 상당수가 1999년 이후에 대비하여 자리를 만들어 두지 않았기 때문에, 작동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사소한 오류가 네트워크로 복잡하게 연결된 시스템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서, 이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실제로 필자도 1999년 12월 31일 저녁에 엘리베이터를 타기를 꺼려했던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지만, 이 소동으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는 컸다. 많은 회사들이 컴퓨터를 교체하였고, 이는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의 매출증대로 이루어졌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Y2K오류를 광고하였다면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온난화에 관해서도 비슷한 시각이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사실-이산화탄소 증가에 의해 지구 온난화가 진행된다는 점-이 어쩌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 발생된 이산화탄소의 양이 지구 온도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의견과는 전혀 상관없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노력은 이미 산업계 전반에서 현실의 비즈니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고, 그 규모도 상당하다. 이러한 점에서, 이산화탄소 마피아들의 전략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매우 성공적이다.
 

조선업계의 입장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노력이 새로운 시장 창출에 기여하였고, 이는 구체적으로 Eco-Ship이라는 단어로 현실로 다가 왔다. 이미 4년 정도 전부터 조선업계에서도 Eco-Ship (또는 Green Ship) 논쟁이 있어왔고, 2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현업에서 비즈니스로 연결되었다. 이 논란의 핵심은 Eco-Ship의 효과가 과연 의미 있는 것이며, 이것이 선박운항에서 경제적으로도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이는 ‘선박의 설계단계에 설정된 배의 운항상태 (속도, 흘수, 트림 등등) 와 실제 운항상태가 상당히 다를 수 있고, 이런 경우에도 연료절감효과가 실제로 있겠는가’하는 문제에서부터 시작된다. 게다가 실선의 연료절감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진실이 무엇인지에 상관없이 이러한 이슈는 한국 조선사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선박-특히 새로운 엔진, 선형 및 프로펠러를 포함하는 새로운 설계가 반영된 선박-에 대한 신규 수요가 포화된 선대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신조수요를 창출하였고, 특히 이런 신조수요가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높은 한국 조선사에 발주가 집중된 경향이 있었던 점은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 저속선 분야, 특히 MR급의 선박에서 이러한 시장창출은 두드러져서 이러한 선박에 집중한 현대미포조선 등의 조선사가 최근에 많은 수주를 성사시킨 점은 고무할 일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미코(d'Amico International Shipping)의 CEO인 Marco Fiori가 한 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수학자 파스칼의 내기(Pascal's Wager)**를 인용하여 Eco-Ship 논란에 대한 현실적 대응방안을 피력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Eco-Ship의 효과가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더라도, 지금 시장에서 현실적으로 Eco-Ship의 효과로 돈을 더 벌 수 있다면, 이를 적극 수용하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한국 조선사나 이에 따른 기자재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원하지 않았지만, 이미 그 논란의 중심에 와 있는 경우가 있듯이, 지금의 조선업계는 Eco-Ship을 떠나서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고, 이에 따라 모든 조선사, 기자재업체, 관련 대학교, 연구소 등 모든 당사자들이 이에 직간접으로 연관된 일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위대한 수학자 파스칼도 어려운 문제를 간단한 잔머리 논리로 해결하였듯이, 우리는 Eco-Ship을 믿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 와 있다. 다음의 글에서는 이에 대해 보다 공학적이고,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기로 하자.


* 옥질표 박사 소개
2004년, 함부르크 공대 박사

2005-2007년, 베커마린 시스템즈 연구개발 CFD

2007-2009년, DST 연구소 책임연구원

2009-2011년, VdV 연구개발 및 마케팅 담당

2011년-현재, 코리아 마린 컨설팅 (Korea Marine Consulting) 대표

주요 서비스 분야

• 한-EU 기업 컨설팅

• 신재생에너지 관련 컨설팅

• 조선해양 분야 CFD

• ESD 분석 및 방향제시 관련

• 방산관련 컨설팅


** 파스칼의 내기(Pascal's Wager) : 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경우에 믿는 게 ”안전”하다는 주장으로, 신이 없는데도 신을 믿는 경우는 잃을 게 없지만, 신이 존재하는데도 믿지 않아서 지옥에 가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신을 믿는 것이 현명하다는 “현실적”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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