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달러 환율이 4년여 만에 100엔을 돌파하면서 자동차, 조선, 철강, 전자 등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주력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본 업체들이 엔저(低)를 바탕으로 가격인하 공세를 펼칠 경우 수출 감소, 수익성 저하 등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의 경우 엔저로 인한 당장의 수출 타격은 크지 않겠지만 시차를 두고 국내 기업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엔저를 배경으로 해외 선박 건조 프로젝트 수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벌커를 주력으로 하는 중소조선사들에는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사들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설비 수주에 주력하고 있어 엔저 경계감은 덜한 편이지만,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 조선사들은 선진 기술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지면 국내 조선업계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철강업계는 무엇보다 수요산업 위축을 더 우려하고 있는 상황으로, 자동차, 조선, 기계 부문의 국내기업들이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기업에 밀릴 경우 철강 공급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