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세계최대 해운국가인 그리스의 대형 선주사와 선박금융 ‘직접대출’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다수의 선주들과 연쇄적으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국내 조선사들의 고부가가치 선박수주 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7일 새벽(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이 나라 최대 선박그룹인 Thenamaris사와 2억 달러의 선박금융 대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이날 Thenamaris 본사에서 Constantinos Martinos 회장을 만나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선박 구매자금 지원을 주 내용으로 하는 직접대출 계약서에 서명했다.
Thenamaris는 지난 2011년 7월 총 6억 달러 상당의 LNG운반선 3척을 삼성중공업에 발주했다. 동사는 지난 1970년 설립된 그리스 최대 규모의 선박회사로, 현재 총 152척의 선대를 운용하고 있다.
직접대출은 수출입은행이 국내 기업의 제품을 수입하는 외국 구매자에게 구매자금을 빌려주는 대출로, 수은은 직접대출을 통해 국내 조선사는 선박 수출을 하면서 부채비율이 늘지 않아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선박금융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오던 유럽계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은의 이번 금융 제공으로 세계 1위 해운국가인 그리스가 한국 조선소들에 추가적인 선박 발주를 하도록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수주 감소와 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우량 선박회사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금융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 대한 직접대출도 늘려 국내 조선산업의 질적 차별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행장은 이번 계약 외에 Dynacom 등 그리스 주요 해운회사 4곳을 방문해 최고경영자(CEO)들과 릴레이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행장은 "한국 조선사에 추가로 선박을 발주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수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수은은 올해 시추선,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해외 선박회사들에게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총 25억 달러 규모를 직접대출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